겸손도 겸손이지만, 제대로 알고 일하자

가끔 들리는 소리가 있다. 도면대로 하세요. 그렇다. 발주처의 기획, 디자이너/설계자의 의도, 법적기준, 친환경기준, 각종 인증 등 설계제반사항 모두가 반영된 도면대로 공사하면된다. 그러나 여기 문제가 있다. 도면에는 비도 없고 바람도 없다. 내려쬐는 태양도 없고 습한 기운도 없다. 시간도 느낄 수 없고 사람도 없다. 중력도 없으며, 순서도 과정도 없이 결과만 있다. 도면의 현실은 카트리지 묻은 종이일 뿐 거의 모든 게 기호화된 개념일 뿐이다. 닥치고 도면대로 하라는 건 대화와 설득, 협의와 소통을 포기한 설계/시공관련자의 오만일 수 있다.